잡설

구슬아이스크림

엠제이jade 2022. 10. 22. 10:36

최근에 에버랜드에 다녀왔는데 할로윈 컨셉으로 좀비 테마의 포토존을 잘 만들어놨더라고요, 놀이기구를 잘 못타서 구경 위주로 즐기다 왔어요.
놀이공원에서 구슬아이스크림을 종류별로 먹는 호사도 누렸답니다. 코튼캔디, 레인보우샤벳, 초콜렛크림, 바나나스플릿…💕
어릴 적 가족과 놀이공원에 왔을 때 이걸 그렇게 먹고싶었는데 비싸다고 안 사주신 기억이 너무 상처로 남아있었어요. 비싸면 얼마나 비쌌을 거라고, 모처럼 온 놀이공원에서 돈 몇푼 아끼려고 부모님이 제게 이걸 안 사주셨을까요? 어쩌면 구슬아이스크림을 먹기 전에 이미 다른 군것질거리를 사주셨을 수도 있죠.. 그걸 제가 잊어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어쩔 땐 놀이공원에 갔을 때 이걸 사주셨던 적도 분명히 있었다는 거에요.
그런데 전 부모님이 구슬아이스크림을 사주지 않았던 기억만 소중히 간직하며 성인이 되어서도 원망스러워하고있으니.. 저희 부모님이 아시면 꽤나 서운해하시겠죠?
상처받은 경험, 슬펐던 경험이 더 강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앞으로 또다시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또는 처해도 잘 대처하도록) 대비하려는 자연스러운 자기방어적인 현상일 거 같습니다.
그런데 태생적으로 너무 민감하다보니 이런 부정적인 기억들과 상처들이 자꾸 수면 위로 올라와서 힘들어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가족이 제게 구슬아이스크림을 사주었던 기억을 찾아내어 떠올렸다는 겁니다. 한번도 한 사주셨던 거면 어쩔 뻔 했어요 ㅋㅋ
전 더 큰 마음속 구렁을 파고 있었겠죠…

그리고 뭣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전 스스로 얼마든지 구슬아이스크림을 사먹을 수 있는 어른이라는 것입니다, Hooray!! 구슬아이스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