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제이jade 2022. 10. 6. 08:38

어느새 올해도 쌀쌀해지는 시기가 되었네요.

추워지기 전에 수목원에 다녀왔습니다. 안내판에 전망대라고 쓰여있는 쪽을 향하여 걸었는데 어느새 비포장 등산로를 오르는 신세가 되어있더라고요..ㅎㅎ 그래도 정상에서 본 임진강과 겹겹이 산들의 경치가 좋았습니다.

'소년이 소년에게' 연재를 끝낸 지도 어느새 반년 남짓이 지났지만 가끔씩 등장한 아이들을 생각합니다.

다시금 느끼는 건데, 이황연 같은 인물은 정말 실제로 잘 없을 것 같죠..

그토록 한 사람만 평생을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일이 정말 가능하긴 한가 싶습니다. 제가 그려놓고선..ㅋ

사실 권승태 같은 인물도 드물 겁니다.

70년을 살아온 고집불통의 남자가 자녀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전하는 일은 벼락 맞지 않고서야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사건일 겁니다..

얼마나 많은 자녀들이 부모의 무심함과 독선 속에서 상처를 받나요. 예전엔 부모님 사랑만 하늘 같은 줄 알았는데, 최근엔 자녀들이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순수하고 깊은 사랑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유년기의 아이들은 부모들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무조건적으로 용서하고 받아들여주니까요. 두 사랑에 경중을 따지는 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습니다만은..

.. 그리고 사실 김필수 같은 캐릭터도 현실에선 드물 것 같습니다ㅋㅋ

1950년대생, 완전 옛날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을 70세 남자가 자신의 친구가 동성애자임을 깨달았을 때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있을까..? 어르신들 생각 외로 개방적인 면모를 보이실 때도 있어서 확신할 순 없겠군요 이건ㅋㅋㅋ

 

이런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에 비하면 성지후, 허인회 같은 애들은 꽤나 현실에 있을 법한..? 애들이 아닐지.

지후는 불온했던 어린시절로 인해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채 주변 눈치를 살피는 아이로 자랐고, 스스로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확신이 없습니다.

인회 역시 상실의 연속인 어린 시절이었고, 어머니에겐 평생 잊을 수 없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로 인해 사람을 믿지 못하면서도 유일하게 소중한 사람(지후)에게 버림받을까 봐 극도로 불안해하죠.

이런 사람들은 현실에서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요.

제가 요새 애착유형에 대한 책을 읽고 있는데, 지후는 회피애착유형, 인회는 불안-회피(혼합)애착유형 일 것 같습니다.

회피애착유형은 타인과 친밀한 관계가 되는 것을 두려워해 거리를 두려 하는 유형이고,

불안애착유형은 타인과의 깊은 관계를 갈망하여 상대가 멀어질 까 봐 겁내는 유형이랍니다.

그래서 사실상 회피유형-불안유형 인 커플들은 안정애착유형의 커플들보다 불온한 관계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그런 면에서 인회와 지후는 앞으로 둘이 잘 지낼 수 있을지..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지..ㅋ..ㅜ; 확실한 건, 둘의 과정이 순탄치는 않겠구나.. 저도 참 그 둘이 잘 됐으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전 가슴 찢어지는 새드엔딩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만, 얘네 둘은 해피해졌으면 좋겠군요..

아마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끼리도 좀 더 노력을 해야겠고요..(인회가 좀 더 많이 해야 될 겁니다, 걔가 더 좋아하는 쪽이니까ㅋㅋㅋ)

아무튼 두 사람에게 펼쳐진 시간은 참으로 많으니까요.